돌밭의 뜰(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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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뽕나무 그늘
농막 옆 개울가에 뽕나무가 하나 있다.개울 건너편에 있어 뽕나무의 임자는 건너편 밭주인이 되겠지만, 오년을 넘게 가지를 정리하고 보살펴서 농막 옆까지 가지가 뻗어 개울을 덮게 만들었다. 요즘 같은 폭염에는 비닐하우스 그늘이나 텃밭 한 쪽에 있는 두충나무 그늘에 들어가 있어도 땀이 쉽게 마르질 않는다.농막 안에서 선풍기를 틀어도 신통치 않고, 연못가 소나무 아래 있거나 우물가 파라솔 아래 있어도 쾌적하지는 못하다. 요즘과 같은 폭염하의 한낮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뽕나무그늘 아래에서 흐르는 개울물에 발 담그고 의자에 앉아 책을 보거나 편한 자세로 눈을 반쯤 감고 비몽사몽을 즐기는 것이 텃밭 최고의 피서인 것이다. 그런데 이주일 전에 갑자기 뽕나무가 싹둑 잘려졌다.텃밭 아래쪽 개울가의 오디가 엄청 많이..
2009.08.19 -
메리골드
텃밭에서 뱀을 자주 본다.산 아래에 연이어 있는 텃밭에 제초제와 농약을 뿌리지 않으니 여러 가지 벌레들이 산다. 게다가 연못이 있고 습한 도랑도 있어 개구리천국이다.또, 텃밭에 날벌레, 벌레, 지렁이, 땅강아지 등이 보글거리니 두더지와 들쥐가 많다.큰 돌로 경계축대를 쌓은 텃밭이고 잔돌을 쌓은 돌무더기가 여기저기 있는데다 먹을거리가 많으니 뱀이 살기에 좋은가보다.텃밭에서 본 뱀은 살모사, 꽃뱀, 구렁이 등이다.살모사는 맹독을 가진 뱀이라 특히 조심해야한다.회갈색과 검은색으로 몸을 두르고 있어 밭의 흙과 쉽게 구별되지 않을 경우도 있다. 텃밭에서는 언제나 긴바지를 입고 신발을 신는다. 기분이 께름칙하거나 잡초에 이슬이 맺혀있을 때에는 아예 장화를 신고 일하거나 돌아다니는 경우도 많다. 농막 바로 옆이 ..
2009.07.14 -
연못의 노랑어리연
노랑어리연은 예쁘지는 않다.그런데 무리지어 연못을 덮어 볼만한 광경이 되니 예쁘게 보아줄 수 밖에 없다.텃밭에서 일하며 땀 흘리다 차 한 잔 가지고 와서 바위에 앉아 연못을 들여다 본다.좁은 공간이지만 한 없이 넓게 들여다 본다.그래도 물가라 소나무 그늘이라 시원함을 느낀다.
2009.07.03 -
연못풍경
열흘 만에 텃밭에 갔다. 연못이 달라졌다. 색을 입었다. 수련의 잎 색깔이 싱그러움을 더하고, 금낭화의 작지만 투명한 붉은색, 붓꽃의 단순하면서도 화려한 군무, 깨끗하면서도 정신 차릴 수없는 마가렛의 현란한 흰색의 아름다움이 텃밭연못을 새롭게 치장하고 있는 중이다. 몇 가지 안 되는 연못의 ..
2009.05.25 -
산국과 쑥
산국과 쑥은 비슷하다. 둘 다 국화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이지만 쑥은 텃밭에 지천으로 널려있고, 산국은 좀 귀하다. 텃밭농사 초창기엔 텃밭에 널려있는 쑥들 사이에 쑥과 거의 비슷하게 생긴 놈들을 구별하지 못하고 작물을 심은 밭에 나있는 것은 쑥과 함께 뽑거나 베어 두둑 위에 멀칭을 해주었었..
2009.05.17 -
텃밭연못의 백리향
텃밭 중간쯤에 열 평이 채 못 되는 연못은 그 둘레가 큰 돌로 둘러쳐져있다. 밭에서 나온 바위만한 큰 돌로 연못을 만들고 바닥은 별도로 방수처리를 하지 않아 진흙이 쌓여있다. 텃밭 배수로공사를 할 때에 찾아낸 샘터 두 곳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끌어와서 일년 내내 연못에 물이 넘치고 넘친 물은 ..
2009.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