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잡동사니(203)
-
고춧가루
아내가 추석 때 먹을 김치를 담느라고 아침부터 바쁘다. 이왕이면 올해 만든 고춧가루를 쓰면 좋지 않겠냐고 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빨리 제조를 하란다. 미리 잘 말려서 깨끗하게 다듬어 놓은 투명하고 빨갛게 색을 뽐내는 고추를 씨앗을 빼내고 가위로 잘라서 분쇄기에 담아 갈아대니 집안은 고추방..
2007.09.14 -
진짜 태양초
고추농사 4년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매년 고추농사 초보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 비닐멀칭을 일체 만지지 않고, 게다가 유기농한다는 농군들처럼 목초액이나 식초, 우유, 소주, 효소, 천적 등의 각종 비방과 처방도 없이 고추농사를 하고 있어서인지 그러한 ..
2007.09.13 -
텃밭을 들른 두 분
지난 9일 한기정 형님과 박상기 아우님이 서울에서 멀리도 떨어진 제천 텃밭을 힘들게도 찾아오셨지요. 텃밭에는 푸성귀 뿐만 있다는 궁한 소리에 최고급한우 근 반, 음료수, 부탄까스, 작업용 장갑 등 한 보따리를 둘러메고서..... 오랜만에 조용한 텃밭이 활기가 넘치고, 괴기냄새가 풍기고, 더위도 ..
2007.08.25 -
더운 날
와~~~! 무지 덥다. 조금만 움직거리면 땀이 솔솔 배어나오고, 낫이나 호미 좀 들고 웅크리고 한 고랑 왔다 갔다 하면 아래 웃옷이 금방 물에 흠뻑 젖어 흐른다. 냉장고에 넣어 둔 냉수가 최고다. 장마가 끝나고 진짜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농막앞쪽 풀밭의 온도는 섭씨 36도! 차광막에 올라선 수세..
2007.08.18 -
고추잠자리
빨간 고추잠자리를 언제 보았나? 근자에 들어 아파트 주변이나 주위 산에서도 쉽게 눈에 뜨이질 않는 것 같다. 아마도 빨간 고추잠자리를 보고도 본 생각이 나지를 않는지는 모르겠으나, 낭만이 없어져 어린 마음의 눈이 어두워진 때문인지 아니면 실제로 고추잠자리의 개체수가 줄어서인지 요 몇년 ..
2007.07.21 -
노천 목욕탕
엊그제 엄청나게 비가 내렸다. 농막 옆 개울의 물이 크게 불어나 웅덩이깊이가 들어가 앉을 만하다. 새벽에 고구마 이랑의 풀을 뽑고 베어 갈아주며 두 시간 보내니 온 몸에 땀이 흘러 아래 웃옷이 모두 물걸레다. 옷 입은 채로 풍덩! 아침 먹고 차 마시고 쉬다가 몸이 근질거려 고구마 밭 한 쪽에 길게 ..
2007.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