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잡동사니(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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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예초기를 가동하여 텃밭에 풀씨를 잡고 푹신하게 자란 잡초를 베어내니 메뚜기가 난리법석이고 개구리들이 어쩔 줄 모르고 허둥대고 땅바닥엔 벌레들이 숨을 곳을 찾아 헤맨다. 신나게 풀 베고 나니 더위가 가셨는데도 온몸이 땀에 절었다. 예초기에 휘발유를 보충하고 휴식을 취하며 텃밭 마당을 서..
2006.09.12 -
소금 이야기
차를 타고 시내를 가다보니 소금을 잔뜩 실은 차가 앞을 가고 있다. 소금자루를 보니 전남 신안산 천일염이다. 얼마 전에 마누라가 소금 두 자루 사야한다던 생각이 퍼뜩 떠올라 신호를 보내어 앞차를 붙잡았다. 한 자루에 얼마냐고 물으니 일만 팔천 원이라 한다. 값을 따지기 전에 소금자랑에 열을 ..
2006.09.03 -
우체부아저씨 어서오세요
촌 동네 맨 끄트머리 산 아래 움막엔 어쩌다 내가 산다. 봄부터 가을까지 농사 핑계로 바쁘게 왔다 갔다 하지만 움막은 주로 비어있다. 빈 움막을 우체통이 지키고 있다. 오는 우편물이라야 고작 제천시청고지서, 전기요금통지서, 국민연금통지서..... 사람냄새 나는 펜으로 적은 편지는 하나도 없다. ..
2006.08.27 -
가재사냥
저녁 무렵부터 비 오시는 바람에 일찌감치 저녁 먹고 시원하게 샤워하고 소설 “등대지기”를 펴 들었다. 늙은 어미 치매들어 막내아들이 같이 살기 시작할 때부터 등대에서 아들이 벼락 맞아 어미와 사투를 벌이며 등대를 지키는 장면까지 눈도 깜박이지 않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비 오시는 바람에 ..
2006.08.26 -
[스크랩] 하늘을 날고싶은 콩나무
오랜만에 햇볕이 텃밭에 강하게 내려 쬐이고 있다. 정상적인 풍광이 오랜 장마로 이상하게 보이고 있다. 텃밭 아래 할머니의 텃밭을 둘러본다. 이따금 볼거리가 있고 농사짓는 요령도 배우기 때문이다. 이번의 볼거리는 콩이다. 한길반이 넘는 대나무를 타고 잘도 올라가고 그도 모자라 허공을 가로질..
2006.08.04 -
[스크랩] 계곡이 된 개울
이 번 장마에 비가 엄청나게 내렸다. 텃밭은 배수로 공사와 잡초 덕분에 한 군데도 무너지거나 터진 도랑이 없이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흠이라면 텃밭 진입로가 좀 패였고 잡초가 많이 자라 일거리가 생긴 것이다. 길을 손보고 잡초를 다스리려면 며칠동안 땀을 좀 흘려야한다. 그리고 싱싱하던 토..
200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