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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텃밭
올해부터 혼자 사백여 평의 텃밭을 일구는 할머니는 하루도 쉴 날이 없다. 연세도 많고 다리도 불편하니 더욱 텃밭 일이 힘이 든다. 그래도 두 딸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손수 정성들여 만들어 주느라 힘든 것을 잊고 산다. 할머니에게는 텃밭의 땀방울보다는 목적 없는 삶이 고달플 것이다. 할머니에게 ..
2006.10.30 -
최고급 지게
이따금 인분주를 똥통에 담아서 텃밭에 주려면 양쪽 팔이 중노동이라 아우성을 치게 된다. 어쩌다 돌부리에 발이 걸려 뒤뚱거리면 인분주가 바짓가랑이에 튀겨 묻는다. 똥내가 아닌 구수한 냄새라 하여도 바지를 그냥 입고 지내기는 좀 뭣하다. 이동 거리가 길어 양팔에 한 통씩 몇 번 왔다 갔다 하면 ..
2006.10.30 -
마누라와 영화보기
요즈음 마누라와 같이 영화를 꽤나 본다. 평생 마누라와 같이 영화를 본 게 몇 편이더라? 마누라와 만나서 알고 지낸지 삼십칠 년이 되는데 아마 스무 편을 같이 보지를 못한 것 같다. 좀 한심스럽다. 그런데 금년 시월 한달 사이에 ‘괴물’, ‘가문의 부활’, ‘라디오 스타’, ‘타짜’ 합이 네 편이..
2006.10.25 -
농심과 농기구
텃밭에서 농사를 하는데 필요한 농기구가 꽤나 많다. 경운기나 관리기를 전혀 쓰지 않고 텃밭을 일구니 모두 몸을 이용하여 농사를 하느라 손바닥엔 항상 굳은살이고 손톱 끝에는 까맣게 때가 끼어있다. 마누라한테 핀잔은 받지만 이따금 손톱과 이로 물어뜯어내는 재미도 있다. 텃밭 일을 하다가 연..
2006.10.23 -
돌탑외등에 담쟁이덩굴을 붙이다
올 여름 텃밭에 돌탑외등을 만들고 무엇으로 치장을 할까하며 생각을 많이 하였다. 능소화, 으아리, 담쟁이덩굴 등이 후보자였으나 텃밭주변에 자생하고 있는 으아리와 담쟁이덩굴이 경합을 벌였고, 결국 돌에 잘 붙고 내 보기에 잎과 열매가 소박하고 붉은색깔이 담담하여 좋은 담쟁이덩굴로 결론이..
2006.10.23 -
고추를 훑다
엊그제 늦게까지 텃밭을 즐기다가 늦게야 돌아왔다. 서리 내리기 전에 고구마를 모두 캐고 마늘을 심고 나니 마음이 뿌듯하다. 마늘파종 후에 짚 대신 고구마줄기를 낫으로 적당히 잘라 흙을 덮으니 그럴듯하다. 부족함이 느껴져 이곳저곳에 베어낸 잡풀을 긁어다 덧붙였다. 고추 지주 대를 거두었다...
2006.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