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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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거두기
피 땅콩 150알을 심은 지 네 달 지나서 거두었다. 땅콩을 심은 지는 15년이나 되었으나, 올해 처음으로 땅콩 알을 빼내지 않고 꼬투리 째 심었는데 걱정과는 달리 발아도 잘 되었고 성장상태도 좋았다. 요즘은 땅콩까지도 모종을 내어 심기도 하지만, 파종단계부터 수확까지 직접 일일이 텃밭의 작물들에게 손길을 주어야 수확의 기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며 파종을 한다. 어제 한 시간을 꼬마쇠스랑으로 땅콩줄기주변을 찍어대며 캐어낸 뒤 두 시간에 걸쳐 땅콩 알을 떼어냈다. 그리고 물로 흙을 씻어내고는 세 시간에 걸쳐 굼벵이가 갉아먹어 썩거나 제대로 알이 차지 않은 것들을 가려내고 다시 물로 깨끗이 씻어 그늘에서 말렸다. 총 여섯 시간 걸려 작업한 결과 30리터 정도의 땅콩수확을 마무리하였다. 이 정도면 ..
2020.09.28 -
고구마가 왜 이래!
"고구마가 다벼써~~어~~~ 안달링거또 마나유~~~"라고 말하는 아래쪽 촌노의 말을 듣고는 내심 내 고구마가 훨 났겠지 하며 속으로 웃은 건 지난 일이다! 집에서 추석때 식구들이 둘러 앉아서 맛나게 먹을 고구마를 가져가려고 좀 이르지만 한 이랑 캤다. 고구마에 상처를 안 주려고 도라지 깰때 사용하는 무거운 4지창으로 귀하신 호박고구마 뿌리 쪽을 깊게 박아서 밭흙을 조심스레 올리기를 몇 번 했으나 .......... 주렁주렁 달린 예쁜 고구마는 없다. 하루 전에 맛보기로 캤을 때는 많이 얻을 것으로 기대를 했는데 이건 영 아니다. 고구마도 촌노의 말대로 햇빛이 많이 모자랐나보다. 긴 장마, 태풍지나 날이 좋다하여도 고구마 알이 더 많이 달리지는 않을 것이고, 단지 조금 더 크고 맛이나 좋아지겠지. 작년보다..
2020.09.28 -
미나리꽝의 미나리
텃밭에는 두 종류의 미나리가 살고 있다. 하나는 자생하고 있는 미나리로 텃밭의 고랑에 붙어살면서 생육조건이 좋으면 이랑까지 올라와 기웃거리며 돌 축대 밑의 그늘을 점령하며 곧잘 크게 자라기도 한다. 자생미나리는 향이 진하고 줄기의 길이가 대체로 짧으며 줄기 밑쪽으로 붉은색이 있는데 식감이 질기고 향이 진하여 집에 가져가봤자 환영을 못 받는다. 어쩌다 텃밭에서 생각 날 때에 데쳐서 풋고추와 함께 고추장이나 된장을 찍어 먹으면 밥맛을 크게 돋우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다른 하나는 밭에 반 평 크기의 미나리꽝을 만들어놓고 청도한재미나리를 반찬거리로 샀을 때에 부리와 줄기를 대강 미나리꽝에 뿌려놓고 2년이 지난 것인데 우습게도 한 번도 식탁에 올린 적이 없다. 미나리의 성장이 눈에 띄지 않고 잡초들만 극성이라 ..
2020.09.19 -
어려운 참깨농사
참깨농사가 게으른 한량에게는 아주 편하고 할 만한 것이라고 했는데 ~~~ 태풍 지나고 밭에 와 둘러보니 참깨 잎이 갈변되고 떨어진 것이 많아 밑 부분의 꼬투리를 살펴봤다. 꼬투리가 벌어지고 참깨를 밭에 흘린 것을 걱정했지만 참깨 알을 터트린 것은 많지 않다. 그리고 꼬투리를 열어 보니 참깨 알이 굵게 꽉 찬 모양이 아니다. 오랜 장마에, 태풍에 따른 호우에, 햇볕 좋은 날을 제대로 겪지 못해서 아무래도 결실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판단이 된다. 참깨 밭 늘려 잡고는 올해는 참기름 냄새 좀 푸지게 풍겨보려고 했는데 참깨를 거두기 전에 어깨축이 아래로 늘어진다. 낼부터 비가 개이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좀 낫겠지만, 기대는 욕심이니 볶아 먹을 참깨나 몇 됫박 얻을 생각으로 며칠 더 놔두었다. 며칠 지나 흐린 날..
2020.09.15 -
깨 농사
텃밭에 참깨와 들깨를 심고 가꾸고 있다. 참깨는 400여 개의 모종을 심고, 들깨는 500여 개의 모종을 심었는데 참깨는 지금 한창 꽃을 피우고 있고, 들깨는 좀 늦게 심어서 장마 이후에야 성장세를 보이고있다. 닷새 전에는 들깻잎이 비싸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귀가하며 적심을 겸하여 키 큰 놈들 300여 개의 윗부분을 잘라다 주었다. 참깨 농사는 아주 쉽다. 특별히 거름을 줄 필요도 없고, 모종을 심은 후에 열흘 쯤 지나 참깨 심은 줄 사이를 예초기로 잡초를 잘라주면 별도로 풀을 맬 필요도 없을 정도다. 꽃 피우기를 활발히 할 때에 잡초가 눈을 거스르면 한 번 더 예초기를 가동하면 참깨를 거둘 때까지 손 볼 일이 없다. 들깨 농사도 쉽다. 들깨모종이 크면 밭의 흙을 길게 호미로 파서 눕혀 심으면 되고, 모..
2020.08.21 -
칠성초 씨앗파종 후 154일(정식 후 72일)
영양토종고추인 칠성초를 집에서 파종하여 모종을 만들어 텃밭에 정식을 한 지 72일이 지났다. 17 녀석이 잘 자라고 있으며, 각기 15개 내외의 배불뚝이 칠성초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직 빨갛게 익지는 않고 있지만 열흘 쯤 더 지나면 익은고추를 딸 수 있을 것 같다. 농막 앞 길게 지주를 만들어 키우고 있는 토마토와 토종오이들 아래에 일렬로 서서 자라는 칠성초가 아주 튼실하게 자라는 걸로 볼 때에 올해의 칠성초 고추재배는 기분 좋은 성공예감이다. 두툼하고 식감 좋은 풋고추의 맛이 밥맛을 올리는 걸로 볼 때에 10여 미터 떨어져 키우는 다른 고추와의 교잡은 피하고 있는 듯하며, 잘 익은 고추를 생각대로 거두어 집의 입맛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텃밭에 직파한 칠성초는 아직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느려터지게 자..
2020.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