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255)
-
아피오스꽃차 만들기
텃밭에 아피오스를 심은 지 2년 되었다. 첫해에는 땅콩만한 것들 30여 개를 얻어 농막 뒤쪽 작은 언덕에 아무렇게나 심었었는데 커봐야 메추리알만한 조그만 것들을 한 됫박 얻었었다. 아피오스를 삶아서 먹어보니 인삼, 밤, 고구마 등의 냄새와 맛과 혼합된 것으로 심심풀이로 몇 알씩 먹기에 알맞았다. 올해에는 한 자 높이에 한 팔 간격의 이랑을 여덟 개 만들어 심고, 지주대를 세우고, 오이망을 걸어주고, 김매기를 두 번 해주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아피오스는 성장의 속도를 높이더니 지금은 줄기가 한 길을 넘겼고, 칡꽃과 비슷한 꽃들을 많이 피우고 있다. 칡과 같은 콩과에 속한 것이라 꽃도 같은 모양인가보다. 아피오스꽃차를 마시면 여자들에게 특히 좋다는 말에 귀가하기 전에 꽃을 따서 서너 번을..
2020.07.28 -
마늘수확
작년 11월 중순이 넘어 밭의 흙이 얼기 전에 마늘종자 3백여 알을 두 치 넘는 깊이로 심고 밭의 잡초 자른 검불을 모아 두툼하게 피복을 해주었다. 봄철을 지나고 잘 자랐기에 올해는 세 접은 무난하게 거둘 것으로 생각했다. 유월중순까지는 마늘밭에 듬성듬성하게 난 바랭이 등 잡초들을 이따금 뽑아주었는데, 유월하순부터는 좀 이따가 캘 것인데 하면서 게으름을 피우다가 칠월초순을 넘겨버렸다. 지난번 텃밭에서 장마가 지기 전에 마늘을 캐야지 하며 마늘밭을 바라보니 마늘은 안보이고 잡초만 우거져있고 마늘대를 찾을 수가 없다! 다음날 장맛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에 서둘러가며 허리춤에 이른 바랭이들을 작은 세발쇠스랑을 찍어대며 뽑으면서 이따금 보이는 귀중한 마늘을 캐어냈다. 마늘은 바랭이보다 뿌리가 깊었고 쇠스랑의 삼..
2020.07.14 -
대서감자 수확하다
작년에는 씨감자를 구하지 못하여 마트에서 파는 씨감자가 아닌 감자를 한 관 사서 심었는데 발육상태가 좋지 못하였고, 완전하게 발육이 되기도 전에 무당벌레의 습격이 활발해지면서 잎과 줄기가 상하고 시들어 소출이 아주 형편없었다. 올해는 처음으로 대서 씨감자 4Kg을 심었다. 추위가 별로여서 땅이 일씩 풀린 걸 기회로 일찌감치 3월 21일에 자잘한 대서씨감자를 2등분하여 높여 만든 이랑에 깊게 두 줄을 심었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잘 자란 감자는 병충해 없이 하지를 넘겼다. 하지 때에 두 뿌리를 뽑아보니 골프공 보다는 좀 큰 귀여운 감자 여덟 개를 얻었고 밥할 때 넣을 만한 아주 잘은 것들 몇 개를 더 얻었다. 바로 삶아서 맛을 보니 병충해 없는 상태를 본 선입관인지 몰라도 내 입맛으로는 여태껏 심어왔던..
2020.07.07 -
잡초 다스린 텃밭
연못가에서 마시는 아침커피의 산미가 입안에서 사라지고 나서는 또 다시 이랑을 덮고 있는 풀들을 낫호미로 밀며 당기며 자르거나 뽑아내며 정리한다. 텃밭의 모양이 그럴듯하게 예쁘게 보이지만, 고랑에 밀집하며 크게 자라는 잡초들이 눈에 새삼 거스르게 나타나니 그대로 둘 수는 없다. 이내 예초기를 가동시키며 고랑의 풀들을 제압한다. 우거진 풀밭에서 잘 생긴 텃밭으로 밭모양이 반듯하게 훤해 보이게 된다. 열 시가 되니 시원했던 아침 공기에서 한낮 공기로 바뀌며 예초기의 진동과 더불어 이마에서 흐른 땀방울이 줄줄이 타고 내려 발목까지 적신다. 피곤한 느낌이 들 때에 바로 예초기를 내려놓는다. 요즘엔 뜨거워지는 햇살이 오후 다섯 시쯤 까지 이어지니 그 때까지는 아예 텃밭에 농기구를 가지고 들어가질 않는다. 한낮에 장..
2020.07.06 -
잡초텃밭
열흘 만에 텃밭에 오니 눈을 시원하게 만드는 온통 푸른 텃밭이 펼쳐져있다. 비가 수차례 뿌린 덕인지 모두가 싱싱하다. 눈을 한 번 비비고 살펴보니 온통 잡초가 점령을 하고 즐겨먹는 작물들은 보이질 않는다! 정신을 차리고 풀 속에 들어가며 살펴보니 고추, 고구마, 토마토, 오이, 호박, 땅콩, 콩, 가지, 상추, 쑥갓, 마늘, 감자, 대파, 비트들이 보인다. 어느 녀석들은 숨을 가빠하고, 어느 녀석들은 풀 속에서 느긋하게 놀고 있고, 어느 녀석들은 자지러지기 직전이다. 매년 텃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고, 매번 놀라고, 텃밭에 도착해서는 허겁지겁 응급처치를 하는 수고를 해야 하는 일이 잡초에 관한 일이다. 농막에 들어가 먹거리 정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나서는 극성스런 잡초와 힘들어하는 작물들은 저 멀리 던져버..
2020.07.06 -
망친 매실농사
매실을 망쳤다 매년 매실은 텃밭의 효자노릇을 하였는데, 올해는 아예 한 대접도 수확을 못했다. 붉은 색이 많이 도는 잘 익은 매실을 많이 따서 깊은 맛을 지닌 매실발효액을 만들 생각이었지만 허사였다. 청 매실을 딸 시기를 지나친 다음에 매실이 익기도 전에 병충해로 피해를 입어 제대로 익은 매실을 구경조차도 못한 것이다. 매실 밭에도 따로 거름을 한 적이 없고, 15년이 넘도록 농약을 한 방울도 뿌린 적도 없다. 아무리 병충해가 있어도 집에서 쓸 매실발효액만큼은 넘치게 매실을 수확해왔었는데 올해는 그 놈의 매미나방유충인 송충이가 이십여 개가 넘는 매실나무에 달린 싱싱했던 매실을 완전히 망쳐버린 것이다. 올해 매실농사를 망쳤다고 내년에 지금까지와 다르게 살충제 등 농약을 쓸 생각은 없다. 매실나무의 상태를 ..
2020.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