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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먹이는 호박고구마
같은 고구마라 하여도 호박고구마는 좀 못된 놈이다. 호박고구마는 밤고구마보다 흙 속에 깊이 박혀있다. 더 못된 놈은 두둑에서 아예 고랑 쪽으로 내려와 깊숙이 박혀 애를 더 먹이는 놈들도 있다. 고구마 열 포기 캐는데 이마에 땀이 흐른다. 호미로는 어림없어 삽으로 두둑을 깊게 파면서 캔다. 자..
2008.10.01 -
아까운 풋고추
추석이 지나고 고추가 익는 속도가 엄청 더디어졌다. 지난주에 빨간 고추를 따서 비닐하우스에서 말리는 것도 빨리 마르지를 않는다. 그런데 익지도 못할 풋고추가 뒤늦게 엄청 많이 달리고있다. 이 번에 빨간 고추를 딴 양은 지난번의 반도 되지를 않는다. 텃밭에 서리가 내리기전에 미리 고추를 익..
2008.10.01 -
녹두
지난 유월 호박고구마가 죽은 것이 많아 볼썽이 사나왔었다. 때마침 촌로가 옆 밭에서 녹두를 심기에 씨앗 한줌을 얻어 호박고구마가 죽은 빈 공간에 녹두를 시험 삼아 심었었다. 녹두는 시장에서 아주 비싼 곡물들 중 하나에 속한다. 우리 집은 일년에 네 번 녹두를 한 됫박씩 쓴다. 내년 설날에는 텃..
2008.09.29 -
텃밭에 뒹구는 불량품들
고추밭은 늘 풀로 덮여있고, 고랑에는 텃밭주인의 선택을 받지 못한 고추들이 널브러져있다. 병이 들어 곪거나 벌레가 먹어 쓸만하지 못한 것들은 그렇게 버려진다. 고추농사 오 년째이지만, 불량고추의 발생률을 낮추지 못하고 있다. 아니, 낮추지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낮추기를 거부하며 미련한 ..
2008.09.28 -
가을 냄새
가을은 아마도 쪽빛일 꺼다. 그리고 그 쪽빛가을의 냄새는 틀림없이 시원하고, 상쾌하고, 가슴이 뿌듯해지는, 마음이 부자인 여유로운 사람에게서 나는 기분 좋은 냄새가 아닐까? 텃밭에서 급한 마음에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중구난방으로 호미와 낫을 휘두르면서 땀 빼고 지나던 여름이 어느덧 저 멀..
2008.09.26 -
가을 텃밭의 꽃들
텃밭 입구 단풍나무 아래에 심어놓은 국화. 멋대로 자라라 했더니 그야말로 제멋대로이다. 그 놈이 그 놈 같아 이름을 모르겠다. 방아. 부추전, 고추전, 깻잎전, 감자전을 만들어 먹을 때 향기로운 냄새를 더하라고 잎을 조금 넣어 만든다. 처음에는 빈대 냄새 비슷한 게 역겹기도 했는데 요즘은 즐기는..
2008.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