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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뚝딱
오늘 새벽부터 온종일 줄기차게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내렸다 그쳤다 반복한다. 어제 들깨밭 예초작업을 급히 하면서 열댓 개의 들깨들을 동강내어 들깨모종 보식 좀 하려다 그만두었다. 요새 일기예보는 잘 맞기도 하고 안 맞기도 하는데, 곳에 따라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는 요즈음 날씨엔 딱 맞는 기막힌 예보라 하겠다. 장마예보를 하지 않는다 해 놓고는 장마가 끝났다는 건 뭐냐? 이번 주에 계속 비 예보니 이게 장마 아닌가? 태풍영향이니 장마는 아니라고? 날씨변덕이 하도 심하여 비도 이상스레 내리니 장마도 좋고 아니라도 좋다. 변덕스레 내리는 비 내림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요상한 운치도 좋지만 후덥지근한 밖에서 계속 있는 것은 재미없다. 오래 전에 사놓은 각목을 농막 안으로 들여다 놓고 슥삭슥삭 톱질을 해댄다. ..
2022.08.08 -
참외수확
텃밭에 은천참외모종 네 개를 심었는데 나뭇가지로 무성한 잎을 들쳐보니 잘 익은 참외가 예상을 뒤엎고 계속 나온다. 덜 익은 참외까지 25개나 땄고, 주먹 크기보다 훨씬 크다. 벌레의 공격을 받은 잘 익은 참외를 먹어보니 꽤나 맛있다. 당도는 성주참외 상품에 비하면 많이 못하지만 씹는 식감이 좋고, 엉터리자연농법으로 얻은 것이라 물로 대강 씻고 껍질 째 마음 놓고 먹는 안심 맛이라 내 나름 특품판정을 하였다. 크기가 커서 한 번에 다 억지를 못하고 저녁후식으로 남겼다. 요즈음의 참외대세는 성주참외이다. 성주지역토질이 참외농사에 잘 맞고, 농사 기법도 발전을 잘 시킨 결과로 전국최고의 생산지로서 맛 또한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게다가 딸기처럼 한겨울에도 달콤 아삭한 노란참외를 생산해내니 많은 소비자들은 노란..
2022.08.08 -
풀밭에 들깨정식
들깨는 아주 센 작물이다. 웬만한 가뭄도 잘 이겨내고 거름이 적은 밭에서도 들깨알을 많이 달아 게으른 텃밭주인을 기쁘게 한다. 들깨 알이 형편없이 작아도 텃밭주인은 고맙게 여기고, 한편으로는 정성껏 돌보지 않음에 미안해한다. 아무리 센 들깨라도 마른 땅에서나 풀 속에서 잘 자랄 수는 없다. 그래서 정식을 할 때에는 다른 작물들 모종처럼 적기에 정성을 다하여 심어야 입 벌어지는 소출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작년에 땅콩을 심었던 밭이 지금은 잡초천국이다. 2주 전에 예초기로 토벌을 일차 했는데도 풀들이 신나게 자라고 있으니 그 상태로 들깨모종을 쉽게 심을 수가 없다. 농사용 엉덩이방석에 앉아서 들깨모종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해주는 작업을 한다. 이럴 때에는 칼날이 붙어있는 작은 호미가 위력을 발휘한다. 칼날..
2022.07.21 -
텃밭용 호미
서투른 목수 연장만 많다고 하는데, 18년 전 텃밭을 시작할 때부터 농사용 소기구들을 꽤나 사서 모았다. 진짜 프로들은 호미 같은 작은 연장들을 만질 필요조차 없고 눈길을 줄 일도 없지만 어쭙잖은 텃밭농사를 하는 이들은 농기구 파는 가게나 대장간을 지날 때가 있으면 영락없이 들어가서 이것저것 만지작거리게 된다. 텃밭에 경운기가 아예 출입조차 못하게 만들어 놓고 농약, 화학비료, 비닐멀칭, 제초제를 쓰지않고 웃기는 원시자연농법수준으로 농사를 즐기는 돌밭주인은 농사용소기구가 꽤나 많다. 그러나 농사용 동력기계는 예초기가 있을 뿐이다. 삽, 곡괭이, 괭이, 쇠스랑 등으로 밭을 만들고, 호미와 낫 등으로 작물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제일 많이 신경을 쓰는 일이 잡초들을 제어하는 일이다. 그러니 잡초용 농기구가 많을..
2022.07.21 -
농막에도 재산세가 부과된다
오랜만에 농막우체통을 들여다보니 재산세부과청구서가 들어있다. 토지분이 아니고 건축물에 대한 재산세라? 텃밭에 농막은 있지만 건축물은 없는데? 농막이 건축물이라? 농막은 6평 컨테이너박스로 밭에 고정되어있는 게 아니고 옮길 수도 있는데? 농막은 건축허가를 받은 것도 아니고, 가옥대장도 없는데? 농막설치신고 할 때에 취득세를 낸 적은 있으나 여태까지 재산세를 낸 적이 없는데? 하여간 건축물에 대한 재산세가 부과되었고, 과세표준금액이 ₩1,319,136-이고, 부과된 재산세는 지방교육세 포함 ₩3,940-이다! 내 농막에 전기, 수도가 들어와 있고, 주소를 부여받았고, 주민등록이 되어있으니 농막을 건축물로 보아 재산세를 내는 것이 타당한 것이라고 하여 부과를 했나보다. 그런데, 좀 씁쓸하고 창피하다. 과세표준..
2022.07.21 -
장마철의 딱새
농막 바로 옆에 새집을 만들어 달아주었다. 첫해에는 바라는 딱새가 입주를 하지 않고 참새가 부화를 했다. 극성스레 몰려다니던 참새들이 올해는 그 수효가 많이 줄어들고 딱새가 이따금 보이며 새집으로 들락거린다. 비가 많이 내리는 데도 부지런히 벌레를 물고 연신 들어가는 모양이다. 부화된 새끼들이 꽤나 많은 지 빗속에도 쉼 없이 먹이를 나르는 모습이 딱새의 모성애를 말해준다. 그런데 먹이를 나르는 딱새는 암놈이다. 숫놈은 암놈이 먹이를 가지고 새집으로 들어갈 때에 주변을 돌며 경계를 한다. 내가 가까이 가면 짹짹거리며 신호를 주며, 바쁘게 주변을 선회한다. 그럴 때에는 암놈은 먹이를 물고 좀 떨어진 곳에서 숫놈이 조용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새집을 들여다보고 새끼들이 몇 놈이나 있고, 얼마나 자랐는가를 살펴보..
202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