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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텃밭일기
1. 이틀 전에 흠뻑 내린 비에 들깨 심을 밭이 축축하니 예초기로 잡초를 정리하였다. 그리고는 예초기 날을 바꿔(잡초들 뿌리를 걷어낸다는 날로 판매하는 것이지만 선전만큼 훌륭하지는 못하나 그래도 돌밭에서도 나름 쓸 만함) 흙을 덮고 있는 검불과 잡초뿌리를 박살내며 걷어낸다. 그런 방법으로 들깨정식을 할 곳을 150여 군데를 만들었다. 밭에 돌이 많아 예초기 가동이 편하지 않고, 여의치 못한 경우엔 일정한 간격을 맞추지 않고 들깨모종 심을 데를 정리한 것이다. 다음날 새벽 두 시간여를 삼발괭이와 작은 호미를 동원하여 들깨를 정식했다. 들깨모종을 눕혀 좀 깊게 심고는 흙 위에 주변의 검불을 덮고 나서 꾹꾹 밟아주었다. 잡초의 덤불과 뿌리와 돌이 많은 들깨 밭에서 모종이 말라죽지 않도록 머리 굴려 생각해낸 들..
2022.07.10 -
우중 텃밭 일기
장맛비라 그런지 종일 비가 내린다. 어쩌다 그쳐서 풀밭 좀 손볼까하면 다시 세차게 비가 내린다. 밭일은 이틀간 비 내리지 않을 때를 틈타서 작은 부추밭 김매주고, 들깨모종 심을 밭의 잡초를 바짝 베어내느라 예초기를 한 시간 쓰고는 그만이다. 종일 내리는 비로 농막에서만 지내기 답답하여 가랑 내릴때 딴 매실과 보리수열매를 가지고 꼼지락거렸다. 2주 전에 따고 조금 남긴 매실이 제대로 익기도 전에 벌레의 습격을 받으니 목초액 뿌려 쫒기보다는 아예 따내는 게 좋다 싶어 거두었으나 목표량의 1/5정도로 적은 양이다. 그나마 상태 좋은 알 만 가려서 과육을 칼로 추려내어 황설탕을 섞어 청을 담갔다. 애써 작업한 것이 3.6리터 유리병을 겨우 채웠으나 설탕에 절여지니 많이 줄었다. 그래도 요 정도면 텃밭용 매실청으..
2022.07.10 -
텃밭의 생태연못
텃밭에 연못이 있다. 연못둘레를 한 바퀴 돌면 30여 걸음이 되고 수면이 6평쯤 되는 그런대로 큰 연못이며, 하루에 연못에서 자연적으로 배출되어 나가는 샘물은 3톤 정도이다. 시멘트나 비닐깔개로 방수처리를 하지 않고 큰 돌과 흙으로 만든 친환경적인 연못이며, 단순하지 않게 운치를 돋우면서 모양을 내느라 연못주위에 소나무 네 그루, 주목 두 그루, 구기자, 마가렛, 백합, 백리향, 범의 귀, 마가렛, 세덤, 작약, 참나물, 취나물, 붓꽃, 앵두, 개나리, 버드나무, 백매 등의 나무와 꽃들이 자라서 심심찮게 볼거리를 보여주는 연못이다. 요즘에는 노랑어리연이 한창 만발을 해가면서 수면을 꽉 차게 덮고 있는 중이다. 텃밭연못은 원래 밭에 있던 샘물이 나오는 작은 물웅덩이를 텃밭을 손볼 때에 크게 넓혔다. 그리고..
2022.06.22 -
마늘수확
텃밭에서 작고 단단하며 맛좋은 육쪽마늘을 거두는 것은 수확량을 따질 필요도 없이 참 즐거운 일이다. 마늘을 심어 보았자 심은 씨앗의 여섯 배 내외를 거두는 어찌 보면 비경제적인 농사작물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텃밭에서 얻은 마늘을 까서 뜨끈한 밥 한술 떠서 그 위에 된장이나 고추장을 쿡 찍어 바른 마늘 한 쪽을 얹고 입에 넣고 우적우적 씹어 먹는 맛은 텃밭에서 마늘농사를 한 사람들 만이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참맛이라고 할 것이다. 바로 따낸 두툼하고 쌉싸름한 상추를 겸할라치면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돌밭주인 조차도 삼겹살구이나 부들부들한 수육을 찾게 되는 식탐을 부르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텃밭의 육쪽마늘이다. 올해 마늘 농사는 극심한 봄 가뭄에도 불구하고 말라 죽은 거 없이 뿌린 씨앗 그대로 ..
2022.06.20 -
날씨 넋두리
요새 날씨가 이상스럽다. 봄 날씨라고 할지 아니면 여름 날씨라고 할지 구분이 잘 되지 않고, 하루 중의 일교차가 섭씨15~20도 내외로 제 멋대로 왔다 갔다 하니 두툼한 옷 입었다가 바로 훌렁 벗어던지고 얇은 반팔 옷을 바꿔 입기도 한다. 변덕스런 기온과 함께 가뭄까지 더하니 밭의 작물들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성장하는 속도를 잊어버린 듯 부실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들깨 밭을 제대로 잘 늘려볼 요량으로 들깨모종밭을 정성들여 만들고자 두 평 모종밭 잡초를 싹 걷어냈다. 그리고는 삽질을 하니 세 치 깊이까지도 밭 흙이 메말라있다. 그러한 상태에서 이미 뿌리를 깊게 내린 작물들과 잡초들은 그런대로 버티지만 가뭄상태에서 정식한 작물모종들은 비실대며 고사하기 직전이다. 응급처치로 물 공급을 하여서 작물..
2022.06.03 -
텃밭의 가뭄
요즘의 최저기온은 섭씨10도를 넘는다. 최고기온은 섭씨25도를 넘어 30도에 다다르는 초여름의 날씨다. 지금과 같은 날씨에는 텃밭생활이 아주 편하다. 밤에 추워서 난방을 할 필요가 없으니 잠자리가 편하고, 낮에는 그늘에 있으면 덥지 않으니 적당한 노동으로 운동을 대신하기에 좋은 날씨다. 그런데 오랜 가뭄으로 농사에 큰 지장을 주고 있어 걱정이 크다. 텃밭규모야 별 문제가 없지만 전업농들은 몸과 마음이 크게 고달프다. 이웃의 프로는 고추모종1.500주를 좀 일찍 정식을 했다가 이달 3일에 서리가 내려 냉해를 입은데 더하여 가뭄으로 고추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비틀거리는 바람에 애를 태우고 있다. 2주 동안 텃밭을 비웠더니 온통 풀밭이고 작물들이 가뭄으로 고전하고 있다. 잡초에 둘러싸여 있는 상태가 맨땅보다..
2022.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