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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이 내준 숙제
제천텃밭에서 놀다가 귀가한 지 열흘이 되어가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수도계량기와 파이프가 동파되지 않도록 단속하고, 마늘과 양파 밭도 월동준비를 하고 왔으니 딱히 텃밭에 일하러 갈 일이라고는 없다. 노는 일하러 간다고 텃밭에 가기에는 수도를 끊은 것 말고도 난방에 취약한 농막도 문제이니 쉬운 일이 아니다. 텃밭은 요즈음 최저기온이 영하7도 내외이고 이 번 주에는 영하10도까지 추워질 것이라는 예보를 보니 텃밭에서 편하게 지내기는 글렀다. 요새는 코로나가 더욱 기승이고 주변의 사람들 모두가 움츠러들어 마음 편한 모임을 가질 수가 없어 계속하여 집에 머물며 지낸다. 일 없이 멍하니 지낼 수 없고, 땀 흘려 할 일도 없기에 손에 잡힌 법정스님 법문집인 “일기일회”를 다시 읽고 있다. 그 중 2007년 4월 법회..
2020.12.07 -
관상용 구기자
텃밭이 넓어 어찌하다보니 구기자도 심었는데, 막상 구기자가 열려도 언제 수확하는지도 모르고 지낸다.여름철에 구기자열매가 벌레들의 공격을 받아 몰골이 형편없어 쳐다보지도 않고 지냈었는데, 겨울 되어 보니 열매가 또 다시 달려있다. 두 번째 개화 이후 결실이 되었나본데 수량은 많지 않다.익은 지 오래되고 영하의 추위를 지내서인지 약간 물러서 상태가 좋지 않고 맛을 보아도 산뜻하지 않아 따지 않고 그대로 놔두었다.구기자와 오미자가 건강약재로 좋다고는 하지만 어찌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꼭 먹을 필요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저 텃밭정원의 한 구석을 예쁘게 장식하는 꽃과 같은 역할을 바라고 심은 것이라 심은 이후 죽지 않고 자라게 관리를 할 뿐 이었다. 아마도 내년에는 별스런 일이 없다면 예쁜 색을 가..
2020.11.28 -
돼지감자와 멧돼지
농사일을 별로 하지 않고 작년에 뚱딴지를 거두는 재미를 보고서는 올해 돼지감자밭을 두 배로 늘렸었다. 다음 주에 최저기온이 영하 7도까지 내려간다는 예보를 보고 텃밭의 수도를 손 보고 마늘과 양파밭에 비닐을 씌어 보온을 해주는 것이 좋겠다싶어 텃밭에 와서 보니 돼지감자밭이 멧돼지의 횡포로 어지럽게 파헤쳐져있다. 발자국 찍힌 걸로 보아 중간크기의 멧돼지인 듯하다. 1/2 정도를 파헤치고 돼지감자를 먹어치웠다. 그대로 놔두었다가는 멧돼지에게 전부 헌납할 것이 분명하기에 서둘러 거두니 작년에 거둔 것 보다는 두 배는 될 듯싶다. 밭에 온 김에 늘어지게 허리 펴고 쉴까했는데 돼지감자차 부지런하게 만들 일이 생겼다. (2020.11.26)
2020.11.28 -
농막 메이크업과 데크 확장
비새는 농막에 지붕을 씌우고 보니 얼굴이 지저분하게 보인다. 페인트칠한 것이 벗겨지고 녹 슬은 모양이 그냥 놔두기엔 너무 지저분하다. 철심그라인더로 녹을 벗겨내고 페인트칠을 하였다. 색깔은 빨간 벽돌색으로 좀 튀게 하고보니 이상하게 보이기도 하나 좀 지나면 익숙하고 편하게 보일 것 같기도 하다. 농막출입구에 작은 데크에 이어서 개수대까지 확장하여 편리를 도모하였다. 개수대의 바닥이 데크설치로 30센티 넘게 오르게 되니 개수대의 높이를 그 만큼 더 높여야 했다. 데크를 완성하고 오일스테인을 칠할까 하다가 농막을 칠하고 남은 페인트를 그대로 활용하였다. 농막, 마루, 개수대, 선반 모두가 빨간 벽돌색으로 화장을 했다. 좀 요상한가? 그런데 자꾸 보니 괜찮아졌다.
2020.11.19 -
막 태워 없애냐?
저녁 해가 용두산에 걸치며 내려가기 시작할 때의 노을을 바라보며 텃밭에서의 한가로움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느닷없이 텃밭 아래 남쪽에 있는 밭에서 연기가 솟아오른다. 그리고 연이어 두세 군데에서 마찬가지로 연기가 오르며 아래쪽 마을을 뒤덮는다. 연기의 색으로 보아 아마도 밭에서 나온 고추, 들깨, 참깨, 옥수수, 가지 등의 잔해를 태워 없애는 것 같다. 농작물잔해를 태우는 것은 그래도 좀 봐줄만하다. 어떤 때에는 시커먼 연기가 오를 경우도 이따금 본다. 틀림없이 비닐, 합성수지, 기름 등이 포함된 폐기물을 태우는 경우일 것이다. 언젠가 농촌지역가구 당 나오는 쓰레기가 도시에 버금갈 정도인데 종량제쓰레기봉투 판매량에서 너무도 많은 차이가 난다는 어느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냥 태워 없애는..
2020.11.01 -
농막지붕 만들기
1. 농막은 삼십 년이 넘은 고물 3M*7M 컨테이너박스다. 천정부분 여기저기 누수 된지 일 년이 지나도록 특별조치를 취하지 않으니 한지로 도배를 한 나름의 호사도 지저분한 변색으로 초라해졌다. 보관해둔 철각재를 한동안 바라보다가 건자재판매상으로 향했다.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생각해 둔 필요자재를 주문하고 와서는 하던 들깨털이를 미루고 연장들을 출동시켰다. 주문자재가 배달되기 전에 철각재를 절단하고 이음부속을 붙이면서 평지붕용 세로대 10개를 만들었다. 농막지붕은 만들기에 편한 일자평지붕( 가로7.4M 세로3.4M)으로 하고, 뒤쪽을 8센티 높게 구배를 주어 빗물이 앞쪽(남쪽)으로 흐르게 만들 것이다. #지붕만들기 소요자재# 철각재 40mm×40mm*6M 11개 각재 60mm×60mm×12자 14개 38m..
202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