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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풍경(9월14일)
오늘 아침은 파란하늘이 군데군데 펼쳐지고 상쾌하다. 앞으론 더위가 있어도 그늘 아래라면 땀이 절로 식혀지는 계절일 것이다. 김장배추와 무는 그런대로 모양이 잡혔나보다 했는데 들여다보니 잎이 망사다. 땅콩과 호박고구마는 아주 맘에 드는 작황을 보이고 있다. 고추는 계속 달려가며 익어가고 있지만 적기에 따지를 못하여 거둔 거 이상으로 병충해로 헌납하고 버린 것이 많다. 영양토종고추인 칠성초를 스무 녀석 재배하고 있는데 작황이 썩 좋지 않다 다른 고추보다 노린재가 많이 꼬이고 빨갛게 익은 것을 제때에 따지 못하면 쉽게 물러져서 낙과되는 것이 많다. 텃밭에 기온이 오른 뒤 늦게 직파하여 살고 있는 세 녀석은 이제야 풋고추가 달리기 시작했는데 거름기 부족한 곳에서 자란 관계인지 모양도 꾀죄죄하여 볼 품 없다. 내..
2020.09.16 -
어려운 참깨농사
참깨농사가 게으른 한량에게는 아주 편하고 할 만한 것이라고 했는데 ~~~ 태풍 지나고 밭에 와 둘러보니 참깨 잎이 갈변되고 떨어진 것이 많아 밑 부분의 꼬투리를 살펴봤다. 꼬투리가 벌어지고 참깨를 밭에 흘린 것을 걱정했지만 참깨 알을 터트린 것은 많지 않다. 그리고 꼬투리를 열어 보니 참깨 알이 굵게 꽉 찬 모양이 아니다. 오랜 장마에, 태풍에 따른 호우에, 햇볕 좋은 날을 제대로 겪지 못해서 아무래도 결실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판단이 된다. 참깨 밭 늘려 잡고는 올해는 참기름 냄새 좀 푸지게 풍겨보려고 했는데 참깨를 거두기 전에 어깨축이 아래로 늘어진다. 낼부터 비가 개이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좀 낫겠지만, 기대는 욕심이니 볶아 먹을 참깨나 몇 됫박 얻을 생각으로 며칠 더 놔두었다. 며칠 지나 흐린 날..
2020.09.15 -
어머니 기제사
어머니 떠나신지 벌써 21년 되었다. 조철하지만 정성들여 제사를 올렸다. 올해는 감이 아직 안 나왔고 곶감도 없어서 감 대신 아담하게 생긴 멜론을 올렸다. 둘째아들인 내가 제사를 올린 지 27년째인 데, 인생살이 하면서 궂은일도 여럿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설, 추석, 부모님 기제사를 빠짐없이 챙겨온 아내가 참으로 대단하다. 아 참! 빠뜨리고 지나친 제사가 딱 한 번이다! 지난 아버님 기제사인데, 그때는 손자녀석이 급하게 입원하고 검사하고 난리를 부리는 바람에 제사를 못 올렸었다. 우리 집은 명절과 부모님제사로 일 년에 네 번 제사를 드리는데, 그 때마다 아내는 잔칫상 차리듯이 정성을 다하고 맛있게 제사음식들을 만드느라 몸살을 한다. 그리고 자식들과 때로는 형수님과 조카, 누님부부, 이모님까지 모여 한..
2020.09.04 -
텃밭풍경(8월말)
오랜 장마가 가고 나니 더위가 계속된다. 더위먹기 겁나는 텃밭주인은 웬만한 잡초는 쳐다보지도 않고 마냥 늘어져 노는 여름날이다. 어쩌다 한 시간 잡초들 혼내고 나면 온 몸이 땀범벅이다. 그러면 두 시간 늘어져 땀을 식히며 휴식을 취하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들깨는 한창 자라고 있다. 적심하여 한 보따리 쌈과 나물용으로 땄다 *고추밭 *가지는 네 놈이 20여 개를 달고 있다 *부추, 영양부추밭 *대파는 장마에, 폭염에, 잡초에 시달려 형편이 없다 *참깨의 아래 꼬투리는 아직 벌어질 기미가 없다 *서울배추, 김장배추, 무의 발아가 잘 되었다. 배추모종 살 일이 없다 *토마토 지주대 너머로 칠성초가 익어가고 있다 *토종오이, 저절로 난 수세미, 겨우 하나 살린 작두콩 *토종오이 4 녀석에게서 딴 스물댓 개..
2020.09.02 -
깨 농사
텃밭에 참깨와 들깨를 심고 가꾸고 있다. 참깨는 400여 개의 모종을 심고, 들깨는 500여 개의 모종을 심었는데 참깨는 지금 한창 꽃을 피우고 있고, 들깨는 좀 늦게 심어서 장마 이후에야 성장세를 보이고있다. 닷새 전에는 들깻잎이 비싸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귀가하며 적심을 겸하여 키 큰 놈들 300여 개의 윗부분을 잘라다 주었다. 참깨 농사는 아주 쉽다. 특별히 거름을 줄 필요도 없고, 모종을 심은 후에 열흘 쯤 지나 참깨 심은 줄 사이를 예초기로 잡초를 잘라주면 별도로 풀을 맬 필요도 없을 정도다. 꽃 피우기를 활발히 할 때에 잡초가 눈을 거스르면 한 번 더 예초기를 가동하면 참깨를 거둘 때까지 손 볼 일이 없다. 들깨 농사도 쉽다. 들깨모종이 크면 밭의 흙을 길게 호미로 파서 눕혀 심으면 되고, 모..
2020.08.21 -
추위에 강한 감나무
지난 십몇 년간 텃밭에 감나무를 한 이십여 주를 심었나보다. 워낙 추운 곳이라 감나무는 대부분 이태를 버티지 못하고 얼어죽었다. 추위에 강한 감나무라고 하는 것들이 여지없이 심은 다음 해에는 죽어서 나자빠지니 그만둘까하다가도 감나무에 꽂힌 마음을 버릴 수가 없어 계속 한두 그루의 묘목이라도 심어왔다. 작년에 심은 감나무 네 녀석들이 늦은 봄철을 지나면서 새로이 줄기를 힘차게 뻗어올려 텃밭주인이 함박웃음을 짓게 만들고있다. 새로 난 줄기를 살펴보니 접붙여 자란 가지에서 올라온 것이라 고염이 아니고 분명 감이다. 감나무의 종류는 둥시로 본 줄기에 달린 잎이 손바닥 두 배가 될 정도로 크다. 어쨌든 죽은줄 알았던 감나무가 다시 살았으니 기쁘기 그지없다. 기후의 온난화로 인한 영향인지 몰라도 앞으로도 살 가능성..
2020.08.19